
수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품어온 대한민국 3대 관음성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의 소원을 품어온 관세음보살의 성지, 그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손꼽히는 세 곳의 대표 관음기도처를 소개합니다.
1. 인천 강화도 보문사: 낙가산 중턱에서 고해 속 중행을 보살펴주시는 마애관세음 보살임을 뵙기 위해 올라가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돌계단과 고즈넉한 석양과 아름다운 경내가 인상적인 절, BTS가 찾아가 기도드린 절로 더욱 유명합니다.
2. 강원도 양양 낙산사: 해수관음성지로도 불리며, 바다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기도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3. 경상남도 남해 보리암: 특히 입시, 자녀, 사업 기도로 유명하며 평일에도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그곳 보문사 (普門寺)
어린시절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산을 좋아하시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국내 유명한 산은 등반을 했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국내 유명한 사찰에 저를 데리고 다니시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그중에서도 멀지 않지만 찾아가기 어려웠던 보문사를 좋아하셨습니다.
현재의 석모대교가 생기기전에는 보문사에 가려면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했습니다.
석포리 선착장에서 내려야만 갈 수 있었던 그 길은, 아버지에게는 이미 기도가 시작되는 여정이었습니다.
▼ 수많은 사람들이 간절한 소원을 담아 연등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연등

예전 겨울의 어느날 파란 하늘 밑 눈 덮인 연등

▼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 계단 초입의 연등

▼ 해진 후 연등에 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보문사의 전경과 절내에서 보는 압도적인 바다 전경
해 질 녘 석양에 물든 낙가산

보문사에서 내려다보는 서해 바다는 언제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보문사와 같이 평온하지만, 해 질 녘의 풍경은 특히나 장관입니다.
노을이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순간, 하늘과 바다가 보여주는 하루의 마지막 선물, 그 감동은 말로 다 담기 어렵습니다.

보문사 경내에서는 바람 소리조차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기도 같습니다.
풍경은 잠들었고, 달은 조용히 마음을 내려다보았다.
풍경(風磬): 절의 처마 끝에 달린 작은 종으로, 바람에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내는 물건입니다.
불교 사찰 건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전통적 종입니다.
▼ 해가 완전히 지기 전, 하늘에 걸린 가느다란 초승달과고요히 매달린 절집의 풍경(風磬)이 함께 담긴 한 컷.

해 질 녘의 보문사는 정말 고요합니다.
저 멀리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 계단 밑에서 사진작가들이 삼각대와 사진기를 들고 열심히 연등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눈 내린 어느 날의 보문사, 조용히 걷기만 해도 기도가 되는 시간

소원의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본 순간, 눈 덮인 전각 지붕들 너머로 탁 트인 서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보문사 경내의 고즈넉한 분위기 위로 흩날린 눈은, 검은 기와 위에 고요히 내려앉아 겨울 산사의 정취를 한껏 더해줍니다.
멀리 보이는 바다와 섬들, 그리고 갯벌 풍경은 이곳이 단지 사찰이 아니라 마음을 씻는 풍경의 절정임을 느끼게 해 줍니다.

기와 위에 고요히 내려앉은 눈, 그 곁을 지키는 전통 석등과 화려한 단청 아래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전각.
멀리에는 찬란한 금빛의 용 조형물이 사찰의 수호신처럼 웅크리고 있으며, 바람 한 점 없는 겨울 아침의 맑고 고요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이곳은 단지 사찰의 한 모퉁이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고요와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수백 개의 형형색색 나한상이 가지런히 놓인 사찰의 한쪽 풍경.
각 나한상의 얼굴은 표정도, 손 모양도 모두 다르며 마치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상징하듯 다채롭고 생생한 표정을 담고 있습니다.
정적과 생동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불교 예술의 조화를 느끼게 해줍니다.

두 마리 용이 마주 선 듯한 청동 조각상이 서해의 탁 트인 바다를 등지고 낙가산 중턱에 웅장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용 한 마리는 여의주를 높이 치켜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곳의 묵직한 기운과 고요한 기도 같은 풍경이 너무나 좋습니다.

에필로그
저는 부모님이 그리울 때면, 또 마음이 힘들 때면, 자주 보문사를 찾습니다.
입구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마애석불까지 이어진 그 가파른 길을 쉼 없이 오르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기도합니다.
- 부모님께서 극락왕생하시길.
-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소원을 이루기를.
- 가족 모두가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 나 자신도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고, 내 마음에 평온이 깃들기를.”
저는 이 네 가지 기도를 쉼 없이 되뇌며 길을 오릅니다.
며칠 전, 몸에 이상을 느껴 복부 CT를 찍었고 암 의심 소견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밀검사를 마친 오늘, 다행히 이상 없음을 확진받았습니다.
그 며칠간, 마음은 끝없는 어둠 속을 걸었고 오늘에서야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아마도… 부모님이 여전히 지켜주시고, 그간의 간절한 기도가 조용히 응답되었던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 아이 방에서는 책 읽는 소리가 들리고 아내는 조용히 잠든 밤입니다.
이 평화가 오래 머물기를, 저는 오늘도 조용히 기도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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