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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ionary Photographer - 멈춰있는 사진가/Walk to Remember - 추억속으로

서울대 치과병원 옥상정원과 대한의원의 아름다운 전경 – 병원? 공원?

by 언더워터 2025.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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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치과병원

서울대 치과병원의 옥상정원 풍경

주말을 이용해 아내의 치아 치료를 위해 서울대 치과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치료를 받는 동안, 저는 병원 내 하늘정원에서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예쁜 꽃들을 구경하고 사진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제 사진 실력이 부족하지만, 잠시나마 이 사진들을 통해 꽃처럼 따뜻하고 평화로운 휴식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옥상 정원은 4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옥상정원 가는길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옥상정원의 풍경입니다.

첫풍경

사진 속 꽃은 흰 철쭉 (White Azalea)입니다.

철쭉은 한국의 봄을 대표하는 꽃 중 하나이며, 보통 4~5월에 개화합니다. 사진처럼 흰색 철쭉은 일반 분홍색보다 흔하지 않아 더 청초하고 고운 느낌을 줍니다.

흰 철쭉

 

서울대 치과병원 옥상정원 산책길을 따라 만개한 자줏빛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습니다.
봄 햇살을 머금은 꽃길 사이를 걷다 보면, 병원이라는 공간조차 한순간 잊게 되는 기분이 듭니다.

철쭉길

 

정갈하게 다듬어진 조경과 붉은 벽돌, 그리고 꽃들이 만들어내는 조화가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 줍니다. 

잠시 앉아 쉬어가며 바라본 풍경은, 아내의 치아 치료를 위해 찾은 공간에서 뜻밖의 위로를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철쭉길

 

서울대 치과병원 옥상정원에서 바라본 풍경 속에는 대한민국 의료 역사의 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붉은 벽돌 건물은 대한제국의 고종황제가 설립한 국립 의료기관인 대한의원 건물로, 현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사용하는 유서 깊은 공간입니다.
그 뒤로 보이는 흰색의 현대식 건물은 서울대학교 병원 본관으로, 지금도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대표 병원 중 하나입니다.

대한의원과 서울대병원 본관

대한의원 소경

서울대학교병원에 가면 병원 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의원(大韓醫院), 한국 근대 의료의 시작을 알리는 국내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입니다.

1907년 대한제국 시절에 설립된 이 기관은 현재까지도 원형을 잘 간직한 붉은 벽돌 건물로 남아 있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건물 상부의 시계탑은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상징적인 구조물입니다.

이 시계탑은 단순한 건축적 장식을 넘어,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의료 교육과 치료의 중심이자, 한국 의료 역사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꽃들과 아름다운 정원수로 가득합니다. 국내에는 이보다 아름다운 병원 산책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한의원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관 대한의원 앞에는 한국 근대의학의 선구자, 송촌 지석영(松村 池錫永) 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앞에 초 현대식 엠블런스가 서있는 모습이 대비적입니다.

지석영 선생님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이 엠블런스의 웅장한 모습을 보셨다면 매우 크게 기뻐하셨을 것 같습니다. 

대한의원 앞 엠블런스


이름만 들어도 마음을 단단하게 붙잡는, 어딘가 모르게 압도적인 울림이 있는 공간입니다.

국민을 위한 의료기관, 그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의료진들,
그리고 그들을 믿고 의지하는 수많은 환자들.

이곳에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선 신뢰, 책임, 역사라는 단어들이 고스란히 스며 있습니다.

대한의원

 

화단 가득 피어난 보라색과 노란색 팬지는 봄의 에너지를 가득 머금은 듯 밝고 선명한 모습이었습니다.
얼굴처럼 생긴 꽃잎 무늬 덕분에 아이들도 쉽게 기억하는 팬지,
그 꽃말처럼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팬지

 

봄 햇살을 가득 머금고 피어난 리빙스톤 데이지(Livingstone Daisy) 입니다. 
햇빛이 비추는 방향으로 꽃잎이 반짝이며 열리니, 마치 작은 태양들이 땅 위에 내려앉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가늘고 선명한 꽃잎이 다양한 색상으로 물들어 있어, 어떤 각도에서 보아도 사진을 찍고싶은 욕심이 나는 아름다운 봄 꽃입니다.

데이지

데이지를 둘러싼 팬지

팬지와 데이지

 

대한의원 앞의 고목

고목

정면에서 바라보는 대한의원의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이렇게 아래에서 올려다본 각도에서는 건축물의 힘 있는 직선미와 고전적인 석조 디테일이 더욱 도드라져 보입니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품고도 단단하게 버티고 선 이 건물은 단지 의료의 공간을 넘어, 우리나라 근대 건축과 공공의료가 함께 시작된 시간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상징성처럼 쭉쭉 뻗은 직선미가 눈에 들어옵니다. 

대한의원 건축미

햇살을 머금은 오래된 붉은 벽돌 담장, 그 너머로 고개를 내민 형형색색의 봄꽃들.

세월의 흔적이 담긴 벽돌의 질감은 오히려 이 공간의 깊이를 더해주었고, 싱그러운 꽃들은 그 위에 따뜻한 생명을 얹어 놓은 듯했습니다.

묵직한 벽과 가벼운 꽃, 시간과 순간이 교차하는 이 풍경이 잠시 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발걸음

서울대치과병원 옥상정원과 대한의원 산책길을 걸으며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이라는 공간은 단지 치료만을 위한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인들을 위한 옥상정원에서의 짧은 휴식과 역사를 품은 대한의원 산책길에서의 뜻밖의 위로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따스한 봄 햇살과 함께 피어난 예쁜 꽃들, 그리고 백 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온 붉은 벽돌 건물은 이곳저곳에 치이며 살아가는 50대 중년 직장인의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건강을 위한 치료는 몸에만 닿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마음에도 스며들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하루였습니다.

이 작은 산책이,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잔잔한 휴식과 따뜻한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울대 치과병원에 방문하신다면, 꼭 옥상정원과 대한의원 산책길을 걸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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